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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칼럼 2.4. 2024 | 말씀의 묵상은 읊조림이다. 박관수 목사 칼럼 (말씀 묵상학교 강사) > 목양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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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칼럼 2.4. 2024 | 말씀의 묵상은 읊조림이다. 박관수 목사 칼럼 (말씀 묵상학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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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MBC
댓글 0건 조회 54회 작성일 24-02-04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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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태신앙으로 자라나서 중1 때 인격적으로 예수님을 영접했다. 예수님을 만나고 나니 성경이 그렇게 달콤할 수가 없었다. 방학 땐 교회당에서 선배들과 밤을 새워 성경을 읽었다. 그렇게 성경읽는 즐거움에 빠졌다가, 신학대학 입학해서 선교단체 특강으로 ‘큐티’를 배웠다. 성경을 단순히 읽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행복감이 밀려왔다. 본문을 읽으면서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나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나는 오늘 어떻게 실천해야 하나, 생각하면서, 감추어진 보물을 찾아내듯이 성경의 뜻을 채굴해가는 과정이 참 재미가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오랜 시간 흔히 ‘큐티’라고 부르는 ‘말씀묵상’을 해 나가면서 고민도 생겨났다. 말씀 묵상은 하는데, 기도는 잘 늘지 않았다. 그리고 모든 본문마다 다 그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실천을 하는 건 불가능했다. 그리고 자꾸 하다 보니 하루의 의무처럼 해치우는 식으로 하게 되기도 했다. 그렇게 매너리즘에 빠지다 보니 나중에는 묵상이 무거운 짐처럼 다가오고, 내 영혼에 즐거움을 주지 않을 때가 많아졌다. 


이런 고뇌와 답답함을 느끼던 무렵, 구약 유대인들의 말씀 묵상법을 알게 되면서, 그리고 기도와 영성에 관한 여러 책을 접하면서, 원래 구약시대부터 해오던 전통적인 말씀 묵상법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묵상법과는 결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성경의 원어를 봐도 묵상의 의미는 지금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뜻과는 다르다는 사실이 분명했다. ‘묵상하다’를 뜻하는 히브리어 단어는 주로 ‘하가’와 ‘시아흐’가 사용되었다. ‘하가’와 ‘시아흐’의 뜻은 여러 가지가 있다. “신음하다, 으르렁거리다, 새가 구구하다, 말하다, 속삭이다, 중얼거리다, 명상하다,숙고하다, 슬퍼하다, 되풀이하다, 불평하다, 탄식하다, 이야기하다, 후회하다, 마음으로 깊이 숙고하다.” 이런 여러 가지 뜻을 보면, 흔히 말하는 ‘깊이 생각하다’라는 의미도 들어 있지만,그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의미는 ‘읊조리다’이다. 읊조린다는 것은 작은 소리를 내면서 읽고 말하며 그것을 반복해서 중얼중얼거리는 행동이다. 


‘큐티’를 흔히 ‘조용한 시간’(Quiet Time)이라 부르면서 하나님과 단둘이 조용히 독대하는 습관을 가리킨다고 말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성경 원어적 의미에서의 묵상은 조용하지가 않다. 하나님과 단둘이 머문다는 관점에선 조용한 시간이 맞지만, 원어적 의미의 묵상은 ‘소리를 내어’ ‘입으로 말하며’ 읊조리는 모습에 더 가깝다. 그러기에 이번 개역개정번역에선 과거의 ‘묵상’으로 번역한 부분 중 많은 구절을 ‘읊조리다’로 번역한 것을 볼 수 있다. 


‘묵상’의 일차적인 의미가 “소리내어 읊조리다”임을 알게 되면서 묵상시간은 그 전보다 더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머리를 짜내어 의미를 발굴해내는 작업도 물론 필요하지만, 그보다는 우선적으로 매일 매순간 하나님의 말씀을 중얼중얼 읊조리다 보니, 그 말씀이 점점 더 나의 노래, 나의 고백이 되어갔다. 지성적으로 말씀을 파헤치기 이전에, 그 말씀 그대로를, 마치 강아지가 뼈다귀를 갖고 놀며 빨아 먹듯이, 문자 그대로 ‘맛보아’ 느끼게 되니, 잃어버렸던 말씀의 행복이 되찾아졌다. 말씀묵상이 ‘지성적 노력’이전에 ‘감성적 누림’에 더 가까움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읊조리면서 그 말씀 한 단어, 한 문장들을 기도문으로 변환하여 올려드리니, 말씀이 바로 기도가 되었다. 성경읽기와 기도가 하나로 통합되어진 셈이다. 성경말씀을 그대로 기도로 전환하여 올려드리는 방법, 이것이 바로 ‘말씀기도’이다. 5만번 기도응답받은 죠지 뮬러의 기도 비결이기도 하고, 전세계 대부분의 목회자가 참조하는 주석을 쓴 매튜 헨리가 활용한 방법이기도 하고, 육성으로 5만명에게 설교했던 휫필드의 기도법이기도 하고, 맥체인 성경읽기표를 만든 로버트 머레이 맥체인의 묵상법이기도 했다. 앞시대를 살았던 영적인 거성들은 성경을 단순히 읽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말씀을 주야로 읊조리며 그 말씀을 즐거이 누렸으며,그 깨달은 말씀으로 기도까지 함으로써 말씀을 내 영혼과 일체화시켜 하나님께 봉헌했다. 


이렇게 주야로 말씀을 읊조리며, 말씀으로 기도하다보면, 점점 더 하나님과 친밀해지며, 하나님의 마음을 느끼게 되고, 하나님의 음성에 더욱 더 민감해진다. 에녹처럼 365일 주님과 동행하는 삶, 모세처럼, 아브라함처럼, 다윗처럼 하나님의 친구가 되어 하나님과 얼굴과 얼굴을 대면할 수 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뜻을 가슴깊이 담으면서, 그 말씀을 삶으로 연결시켜 나가게 된다. 성경의 저자이신 성령께서 주야로 말씀과 동행하는 사람의 심령속에 지속적으로 역사하심으로,그 말씀대로 조금씩 변화되어져 가도록 이끌어주심을 체험하게 된다. 그렇게 지속적으로 말씀을 읊조리며 기도하는 습관을 체득하다보면, 결국 삶 속에서 성화의 열매가 점점 더 맺히는 복을 누린다. 요컨대, 진정한 말씀묵상은 성도가 지상에서 누릴 수 있는 지고한 영적 행복의 길이며,구원의 온전한 목적인 성화를 이루어가는 아름다운 방편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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